지금도 어둠의 도시 노량진, 독서실 등 전국 각지에서 스트레스와 우울함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시는 수많은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합격수기를 남깁니다.
우선 간단히 소개를 드리자면 32살의 남자로 직장생활의 4년정도 했습니다. 작년 1월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에 도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2005년도 쯤에 노량진 한교(지금의 웅진)에 등록을 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개강 이틀전에 환불받았었는데 결국 8년정도의 시간을 돌아왔네요. 아무튼, 1월에 퇴사하고 2월까지 여행도 다니고 놀다가 3월부터 웅진 종합반을 들었습니다.
노량진 고시원에 들어가 종합반 2달만 듣고 할짓도 아니고 효율성도 떨어지겠다는 생각에 집(서울 강북)으로 들어와서 동네 독서실에서 공부했습니다. 올해 경기도 9급, 서울시 7급, 군무원 9급 최종합격했고, 국가직 7급도 필합하였으나 면접은 안볼 생각입니다. 참고삼아 시험별 점수 적어드리겠습니다.
가산점 1점
국가직 9급 국어 60, 영어 80, 국사 85, 행법 90, 행학 90 평균 82
경기도 9급 성적조회가 안되네요. 평균 89 였습니다.
서울시 7급 국어 80, 영어 80, 국사 85, 헌법 80, 행법 75, 행학 90, 경제학 95
군무원 평균 89.5
국가직 7급 평균 83.85
서울시와 국가직 7급은 0.5 점 차이로 붙었어요. 간당간당 했죠~ㅎㅎ
영어는 대학다닐때 편입영어 공부를 좀 했어서 토익 900 넘었었습니다. 덕분에 공부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생각은 듭니다. 그래서 처음에 종합반 들을 때도 영어수업은 안듣고 그시간에 근현대사 동강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놓은지 7년여의 세월이 크더라구요. 첫해 3~4개월 공부하고 본 시험들에서 영어는 거의다 60점정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작년 하반기부터는 영어도 공부 열심히 했습니다.
종합반 2달동안 진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암기나 철저한 예습복습은 어렵다고 생각했고 그냥 수업시간의 내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강의를 두번 듣지 않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확실히 이해만 해서 나중에 혼자 책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강이나마 다음날 배울 내용을 훑어봐야했고 그날 배운 내용을 역시 대강이나마 복습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2달의 종합반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와서 독서실을 다니며 공부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지만 3월에 시작했으면서 6월의 서울시, 7월의 국가직 7급을 붙기위해 공부했습니다. 시험전 마무리 공부라 생각했기 때문에 전과목을 돌렸습니다. 종합반 강의에서는 안배우는 부분들이 꽤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웅진의 시간제 쿠폰을 사서 부분부분 보면서 메꿨습니다. 시험을 대비한다고는 했지만 결국 시험전에 그냥 꼼꼼히 책을 한번 본 정도였지요.
물론 시험 점수는 형편없었습니다. 7월 국가직이 끝나고 너무 답답한 마음에 한달을 쉬기로 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사회활동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처박혀 공부만 하려니 답답해 미치겠더라구요. 공부도 공부지만 이러다가 미치겠다 싶어서 한달을 놀았습니다. 결국은 한달 반정도 놀게 되더라구요..ㅋㅋ
9월 중순 쯤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잡은 계획은 단과반을 듣는다는 마음으로 혼자서 두달에 두과목을 끝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9, 10월(행정법,행정학)/11,12월(헌법, 경제학)을 했고 국어, 영어, 국사는 아침저녁으로 조금씩 계속 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는 9급이라도 붙어야되겠다는 마음으로 9급과목 5과목만 계속했고, 5월 지방직이 끝나고 6월 서울시 7급이 있기 전까지는 거의 헌법, 경제학만 했습니다.
제가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적으로 몇가지 있다고 생각하는데
1. 그중에 하나는 단과 수업을 안들었다는 것입니다. 보통 학원들이 종합반2달, 단과반 2과목씩 2달을 잡습니다. 그러면 수업듣는데만도 7급의 경우 8개월이 걸립니다. 거기에 문제풀이 2과목씩 두달을 잡으면 어느새 1년이 훌쩍 넘어버리죠. 저의 경우 종합반만 듣고 중간에 진도 안나가는 부분들은 쿠폰으로 메꿨기 때문에 다른 분들보다 6개월은 단축시킨거라 생각합니다.
2. 또하나는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기 위해 녹음파일을 만들었습니다. 과목별로 암기해야할 내용들은 동강내용을 짜깁기하거나 제가 따로 정리하고 제 목소리로 엠피3 파일을 만들어서 녹음파일을 만들고 잠잘때, 씻을 때, 독서실 오갈 때, 공부 안될 때 등등 책상앞에 앉을 수 없는 모든 시간에 늘 녹음파일을 들었습니다. 지겹게 듣다보면 어느새 저도 모르게 암기가 되더라구요. 학창시절 영어공부를 할 때 썼던 방법인데 효과 굉장히 좋으니 꼭 한번들 해보시길...
3. 종합반을 제외하고는 학원강의는 거의 안듣고 동강으로 들었습니다. 강사에 따라서 어떤 강사거는 2배속으로 듣기도 했습니다. 같은 강의를 빨리 들을 수 있고 아는 내용은 스킵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시간 강의를 들을 때 50% 정도의 내용이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30분의 시간은 버리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강의듣는것도 줄이고 강의 내용에서도 아는 부분은 스킵했습니다.
과목별로 간략히 공부했던 것을 말씀드리면
국어 : 종합반은 강경욱 강사 것을 들었습니다. 재미있고 강의수가 적으나 솔직히 저에게는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배미진 강사의 문풀을 동강으로 들었고, 이선재sos는 문제집만 풀어봤습니다. 국가직에서 국어 때문에 떨어지고나서 배미진 강사의 강의를 들었고 점수가 많이 오르더라구요. 물론 이 강사분의 강의만으로 오른 것은 아니겠지요. 작년부터 국어는 그래도 꾸준히 해왔던 것이 어느정도 가닥이 잡힌거라 생각은 합니다만 꼼꼼하게 잘 가르쳐 주십니다. 개인적으로 국어는 여자 강사분들의 강의를 추천하고 싶네요.
영어 : 종합반은 신성일 강사였는데 강의는 안들었고 나중에 555 파트1 동강을 들었습니다.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분 강의는 영어를 어느정도 하는 사람들이 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들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잘 가르치시고 파트별로 봐야할 부분은 잘 짚어주시지만 강의내용은 전체적으로 어렵습니다. 초보자 분들께는 비추입니다.
문법, 독해, 어휘 파트별로 매일 조금씩 공부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시험 한두달 전부터 20문제짜리 문풀을 매일 푸시면서 시간 배분 연습을 하시면 됩니다. 일행의 경우 커트라인이 높기 때문에 모의고사로 8~90점은 꾸준히 나오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한시간 20~25분으로 푸셨을 때... 실전에서 떨리기 때문에 가급적 20분으로 8~90점을 맞춰놓으시길 바랍니다.
국사 : 강사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사가 정말 취약과목이어서 국사는 1년동안 매일매일 공부했는데 나중에는 효자과목이 되더군요. 종합반은 윤승규 강사였습니다. 열심히 가르쳐주시는 분이지만 강의가 좀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국사가 확 트이게된 계기는 웅진 노범석 강사였습니다. 웅진 홈페이지에 무료강의 한번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분 무료강의 전부 듣고서 너무 재미있고 체계를 잡아주는 스타일이 좋아서 1,2월 문풀을 들었고 기본기가 잡혔습니다. 그리고서는 여러 강사들의 문제를 거의 전부 풀었습니다.
행정법 : 종합반은 박준철 강사였습니다. 재미있고 쉽게 강의를 정말 잘하시는 분입니다. 행정법의 경우 여러 강사들의 맛보기 강의를 들어보시고 한번 강사를 정하시면 그 사람으로 끝까지 미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이해가 들어가는 과목의 경우 중간에 강사를 바꾸시면 오히려 개념이 헷갈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제학, 행정학도 역시 이해가 많이 들어가는 과목이므로 강사를 바꾸지 마셨으면 합니다. 물론 다른 강사들의 문제를 푸는 것은 좋습니다. 단지 기본강의를 여러강사 것을 듣지 마시길...
기본서를 자세히 한번 보고 최근 5년 정도 기출을 모아놓은 문제집을 두번 풀었습니다. 그리고나니 어느정도 점수가 나오더라구요. 법과목들의 경우 판례를 외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본 개념을 잘 이해하신다면 판례 암기도 쉽고 모르는 판례가 나오더라도 어느정도 결과가 예측됩니다.
행정학 : 처음에 가장 애먹은 과목입니다. 종합반 위계점 강사의 강의였으나 중간에 병원에 입원하시는 관계로 중간에 이준모 강사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저에겐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위계점 강사는 가장 유명한 강사이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자세하게 가르치시기 때문에 저처럼 행정학이 너무나 생소한 사람에게는 좀 어렵더라구요. 그런데 이준모 강사의 경우 큰 틀만 잡고 이해하는 것을 중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저에게 잘 맞는 강의였습니다. 종합반에서 강사들이 중간에 바뀌고 휴강도 많아서 거의 배운게 없었던지라 행정학은 그냥 이준모 강사의 동영상으로 2번을 들었습니다. 외운다기보다 그냥 흐름을 보자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1,2월 위계점 강사의 문제풀이를 들으면서 기초가 잡혔습니다. 그 후로는 여러 강사들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헌법 : 종합반 김현석 강사였고 이분은 종합반, 단과반 수업이 거의 차이가 없을만큼 종합반에서도 충분히 가르쳐주시는 분입니다. 어렵다는 분들도 계신 것 같던데 저는 이분 종합반 강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종합반 듣고 혼자서 책 한번 보고 객관식 헌법 2번 풀었습니다. 그리고는 역시 여러 강사들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경제학 : 정병렬 강사 종합반을 들었고 김현석 강사와 비슷합니다. 종합반만으로 시험을 커버해주는 분입니다. 역시 기본서 한번 자세히 보고 객관식 경제학 2번 풀었습니다. 역시 그후에 다른 강사들 문제를 풀었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우왕좌왕 말만 길어지고 읽기 어렵게 쓴 것 같네요. 간략히 정리하자면
1. 강의를 최대한 줄이고 혼자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 기본서는 자세히 한두번 보고 바로 문제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부분이 나올때 계속 기본서를 뒤적거렸습니다. 어떤 분들처럼 기본서만 10회독씩 한건 아니지만 문제를 풀면서 계속 뒤적였기 때문에 기본서도 결국은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기본서만 들여다보는 것은 힘이 듭니다. 암기도 잘 안됩니다. 하지만 문제를 풀면서 왔다갔다하면 조금 덜 힘듭니다.
3. 짜투리 시간을 잘 이용했습니다. 엠피3파일, 암기할 내용 벽에 붙여놓기 등등 시간을 잘 이용해야 합니다. 같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승리합니다.
4. 문제는 많이 풀수록 좋습니다. 몇몇 강사들의 경우 필요 이상으로 문제를 어렵게 내고 지엽적으로 내서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몇몇 분들을 제외하면 되도록 많은 강사들의 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는 잘들 아실겁니다.
5. 학원도 강사도 믿지 마시고 스스로를 믿으세요. 저는 사회생활을 몇년 해서 그런지 학원을 몇번 가보면서 장사속이 너무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학원은 수험생들을 합격시키는 것 보다 수익창출에 더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안좋게 보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무원 공부가 정말 긴 시간이 필요한 공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원과 강사들은 공무원 공부가 기본적으로 3년씩은 해야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래서 1, 2년 하고 떨어지는 수험생들이 그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죠.
강사분들이 물론 그 분야의 전문가이고 많이 아시는 분들이지만 대부분의 분들의 문제풀이, 예상문제를 보면 기출문제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기출의 약간 변형 정도죠.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의 강사들의 문풀, 마무리 강의 문제를 풀어봅니다. 결국 실전에서 승부는 그 이외의 부분에서 납니다. 결국은 기본서라는 얘기죠.
시험 1,2달을 남기고는 반드시 혼자 정리하는 시간을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마무리 강의, 최종 문제풀이 강의 이런 것을 듣고 대부분의 내용을 안다고 기분좋아 하실 것이 아니라, 아는 내용을 또 듣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시고 혼자서 최대한 많은 부분의 기본서 내용을 점검하시고 시험장에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본인의 마음가짐과 자기관리입니다. 반드시 붙어야한다는 절박함이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공부하는 동안에도 계속 집에 생활비를 드려야 하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생활비, 보험료, 독서실비, 밥값 등을 계산하면 매달 100만원 정도의 돈이 들었습니다. 직장생활로 모아놓은 돈으로 내년까지 공부하기에는 힘들겠다는 계산이 나와서 올해 무조건 끝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공부했습니다.
나이대에 따라 마음고생의 주제가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친구들이 다들 직장을 다니며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는 이 시점에 왜 저는 혼자 독서실에 처박혀서 중,고등학생들과 같이 공부를 해야하는가 하는 자괴감과 자신감 상실이 컸습니다.
1년만에 7급을 붙은 이 시점에 저에게 가장 큰 소득은 벼랑끝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섰다는 자신감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공무원시험 공부가 크게 어려운 내용도 크게 어려운 문제도 아닙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잘 달래주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면 누구나가 붙을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혼자서 힘들어하며 우울해하는 수십만 수험생 여러분들! 모두가 여기에 합격수기를 남길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1년 이상 공부하신 분들 모두 이미 어느정도 경지에 올라오신 분들입니다. 조금만 더 힘내시면 잡으실 수 있으니 이번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조금만 더 힘내시기 바랍니다!
두서없이 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서울시 임용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궁금하신 사항 댓글이나 쪽지 보내주시면 드릴 수 있는 도움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힘들 수험생활 조금이나 단축시킬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드릴테니 편하게 물어보세요~ 다들 힘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