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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서브프라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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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의 소위 신경제는 새천년의 시작과 더불어 저물어 가고 있다. 기업들이 도산하고 실업은 늘어날 조짐을 보였다. 그린스펀이 이끄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위)는 그 대책으로 금리인하를 통한 유동성 증가를 택했다.

연준위는 금리 목표를 2001년 1월의 6.5%에서 2003년 6월 1%까지 낮췄다. 역사적인 초저금리였다. 시중은행들이 연준위로부터 그렇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결과 시중에는 유동성이 넘쳐나게 되었다. 2000년 12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유동성은 30%나 증가한다.

은행은 돈으로 넘쳐나게 되었고 어떻게든 대출을 늘려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물가 상승분을 고려했을 때 연준위의 기준 금리 1%라는 것은 마이너스의 실질금리를 뜻했다. 다시 말해서 연준위로부터 돈을 빌려다가 재대출하지 않는 은행은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는 셈이었다.

은행들은 저마다 대출 금리를 낮췄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모기지(mortgage: 주택저당대출) 금리가 7-8%에서 4-6%로 낮아졌다. 늘어난 유동성을 소화하기 위해 저마다 대출처를 찾아 나섰다. 대출심사 기준을 완화해서 과거 같으면 대출을 받지 못할 사람에게도 대출을 내주기에 이른다. 그러다보니 평소 같으면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주택을 집 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주택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집 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모든 사람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집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집 값 거품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페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라는 두 모기지 전담 금융기관의 운영방식은 더욱 위험한 주택대출을 조장하는 역할을 했다. 이 두 기관은 미국의 몇 안 되는 공공과 민간의 합작 기업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두 기업이 최악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왔다. 이익이 날 때는 본인들이 취하고, 손실이 나면 정부가 보전해주는 것이다. 그런 구조에서 위험한 대출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저소득층의 주택보유율을 높이겠다는 정책 목표도 갚은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로의 대출을 확대하게 했다.

이런 현상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위험 자산의 유동화였다. 흔히 파생상품이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금융기관들이 헤지펀드들에게 위험한 자산, 즉 떼일 가능성이 있는 대출의 떼일 위험을 떠넘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운전자가 보험에 가입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져서 운전에 조심을 덜 하듯이 파생상품도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돈 떼일 가능성을 덜 무서워하게 만들었다.

이런 요인들이 겹쳐서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주택 대출이 이루어졌다. 그런 대출을 서브프라임 대출이라고 한다. 급기야는 소득도, 직업도 재산도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소위 '닌자’ 대출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 결과 미국 소비자들의 주택보유율은 64%에서 69%로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그것은 불안정한 행복이었다.

풍부한 달러의 유동성은 미국의 집 값을 높였지만 다른 물가도 올리기 시작한다. 대외적으로도 달러 가치의 하락을 불러와 유가, 곡물 가격 등 달러로 표시된 모든 상품의 가격을 높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통화당국으로서는 저금리정책을 무한정 유지할 수 없다. 연준위도 2005년부터 기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고 미국의 시중금리도 높아져 갔다.

당연히 변동금리 모기지로 주택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의 부담은 늘었고, 특히 상환능력도 없이 단순히 집 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 때문에 대출을 끼고 집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난감한 상황에 이른다. 그들이 집을 매물로 내놓기 시작하면서 집 값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집 값이 떨어지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을 내놔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어 갔다.

2006년말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붕괴가 시작된다. 그러면서 모기지 증권과 파생상품에 투자한 금융기관들에게 어려움이 닥치기 시작한다. 

주택 가격 하락이 지속되자 급기야 많은 가구들에서 주택 가격이 대출총액 밑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속출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상환을 포기하고 압류를 선택하는 소비자들마저 생겨나기 시작했다.

주택 가격 하락의 여파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모기지를 제공한 모든 금융기관으로 퍼져 나갔다. 모기지 전담 기업은 패니메이와 프레디 맥은 물론이고 그들에게 돈을 댄 수많은 기업들에서 부실채권이 발생했다. 언제 어떤 금융기관에 부도가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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